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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과인간의 책/문학

시처럼 영화처럼(김애옥 시집)

by 연인 2024. 4. 17.

 

 

저자: 김애옥

사양: 125*188 / 무선 / 224쪽

가: 15,000

출간일: 2024년 4월 10

ISBN: 978-89-5786-931-4 03810

 

 

영화가 시가 되는 순간

영화와 시는 우주적 운동의 순간적인 절단면이라고 할 수 있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흔히 우린 사물을 본질과 현상, 실재와 외관, 실체 속성으로 분리해 보기 쉽지만, 그 이전의 상태에 나타나는 운동하는 물질의 세계로서 이미지를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와 영화는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 비록 그 이미지를 연속적인 지속의 움직이는 단면으로 보이게 하느냐 그 순간적 단면 그 자체에 주목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공간화된 시간의 이미지를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와 시는 태생적으로 한 몸이다.’(‘시처럼 영화처럼평론 중)

책에서 나온 내용처럼, 영화와 시는 달라 보이지만 분명 동일한 뿌리에서 탄생했다. 시집 <시처럼 영화처럼>은 우리가 취미, 혹은 여가생활로 즐기던 영화의 뿌리를 탐색하여 다시 시로 재탄생 시켜낸 작품이다. 영화의 도드라지는 시각적 이미지를 텍스트로 묘사하는 데에는 시만 한 것이 없다. 저자 김애옥은 텔레비전 드라마작가로 시작하여 글을 쓰는 일을 꾸준히 해왔다. 시골 극장집 딸이었던 그녀는 이른바 시네마 키드로 성장했고 그런 그녀에게 영화라는 미디어는 소중한 의미이다. 벌써 10번째 책을 발간할 정도로 글에 언제나 진심인 그녀의 독특하고 감성적인 영화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책은 총 42편의 영화들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부터 헤어질 결심까지 옛 영화부터 최근 영화까지를 시로 담아냈다. 영화를 시로 바꾸었다고 단순한 리라이팅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시는 본래 관찰을 통해 탄생하기에 많은 시인들이 자연과 일상들을 관찰한다. 마찬가지로 저자 또한 어렸을 때 보아왔던 영화를 관찰하며, 영화의 이미지와 대사, 그리고 그 속에 담겨있는 메시지를 시로 풀어내어 시집이라는 또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형태는 시이지만, 모티브가 분명하고 그것이 모두 영화라는 점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장르의 시집이 탄생한 것이다.

단순히 영화의 의미를 압축시키는 것을 넘어 저자의 시각이 담긴 다양한 고찰들을 읽어낼 수 있는 것도 큰 재미이다. ‘시처럼 영화처럼이 많은 이들에게 닿아 영화와 시를 사랑하게 되는 방법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영화가 시가 되는 순간은 새로우면서도 감동적이다.

 

차례

1. 8월의 크리스마스

2. 가재가 노래하는 곳

3. 기생충

4. 내 친구 안네 프랭크

5. 냉정과 열정사이

6. 다음 소희

7.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8. 더 웨일

9. 도둑들

10. 레 미제라블

11. 리바운드

12. 리틀 포레스트

13. 물꽃의 전설

14. 밀양

15.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16. 밤에 우리 영혼은

17. 벌새

18. 불멸의 연인

19. 뷰티풀 마인드

20. 사랑하는 당신에게

21. 사운드 오브 뮤직

22. 세렌디피티

23. 세 자매

24. 쇼생크 탈출

25. 수상한 그녀

26. 스윗 프랑세즈

27. 슬픔의 삼각형

28. 시네마천국

29. 시절인연

30. 아이 엠 샘

31. 어른 김장하

32.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33. 오토라는 남자

34. 오펜하이머

35. 위대한 쇼맨

36. 인생은 아름다워

37. 인터스텔라

38.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39. 타인의 삶

40. 파벨만스

41. 포레스트 검프

42. 헤어질 결심

 

[시 비평] 김애옥 시집 해설: ‘詩네마 키드’와 현재주의/ 임동확(시인)

 

저자소개

김애옥

시골극장집 딸로 버려진 필름을 햇빛에 비추며

스토리텔링을 상상하고 놀았다.

방송작가로 출발,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현재 대학에 재직 중이다.

출처: https://worin.net/1632 [월인/연극과인간:티스토리]

 

작품평

미처 한글을 배우고 익히기 전부터 버려진 필름을 햇빛에 비추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 왔던 김애옥 시인이 뒤늦게나마 시인의 길로 들어선 것은 결코 자의적인 선택이 아니다. 처음 방송작가로 시작하여 영상관련 저술을 낸 유명 교수로 자리 잡았지만, 시와 영화의 혈연성에 비춰볼 때 그녀가 시인이 된 것은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그녀가 어떤 영화와 마주하는 순간이 한낱 오락물이나 심심풀이가 아니라 나의 현재의 삶을 구성하는데 긴요한 과거와 미래를 소환하는 시간이었다면, 그때 시는 필시 나의 현재의 실존을 결정하고 있는, 내가 누구인지 말해주는 과거와 나의 기대와 희망이 향해있는 미래를 동시에 성찰하는 수단의 하나이다. 

- 임동확 (시인)

 

출처: https://worin.net/1633 [월인/연극과인간: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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