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최기우
정가: 13,000원
사양: 신국판(반양장) / 320쪽
출간일: 2009년 1월 20일
ISBN: 978-89-5786-284-1 93680
극작가 최기우씨의 창극집 『춘향꽃이 피었습니다』(연극과인간, 2009)가 출간됐다. 한 작가의 작품이 <<창극집>>이란 단어로 한데 묶여 발간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기우씨는 전주와 남원 등 전북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다. 창극집에는 모두 6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2003년 가족창극 「다시 만난 토끼와 자라」, 2004년 창극 「남원뎐」, 2005년 국악뮤지컬 「달래 먹고 달달, 찔래 먹고 찔찔」, 2006년 창극 「달물결, 춘향」(「달물결, 춘향」은 「춘향, 네 개의 꿈」이란 제목으로 올려졌다)과 판소리모노드라마 「하늘소리, 김소희」, 2007년 국악뮤지컬 「춘향 아씨」다.
고전과 전통은 늘 우리를 긴장케 하지만, 아울러 새로움을 위한 도전의 대상이다. ‘한국인의 애정관이 고스란히 담긴 열녀’, ‘사랑과 절개의 상징’……. 춘향을 지칭한 표현들은 한결같지만, ‘춘향’은 끊임없이 재창조되어 왔다. 「춘향전」만큼 이본(異本)이 많은 작품은 흔치 않으며, 20세기 이후로는 창극·연극·오페라·영화·드라마 등으로 계속 재창작되고 있다. 여기에 작가는 국악뮤지컬을 보탰다(판소리의 긍정적인 확장 중 하나가 창극이며, 그 한 갈래가 국악뮤지컬이다).
‘고소설의 백미’, ‘한민족의 고전’으로 불리는 「춘향전」은 사랑이라는 주제의 보편성과 당대 사회의 모순에 대한 비판적 저항을 다룬 사회적 측면, 서사, 서정, 극적 구성을 조화롭게 연결한 구조 미학적 측면이 어우러져 있다. 이 통속적인 이야기가 우리 민족의 고전이 된 까닭은 춘향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가 우리 역사의 방향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춘향’은 시대를 거쳐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스토리가 바뀌기도 하고, 살도 더 붙는 적층문학이다. 이것은 작품에서 말하는 주제가 당대의 사회상과 대다수 백성들의 염원을 제대로 반영해 왔다는 증거다. ‘사랑’을 내세웠기에 보다 현대적인 표현이 가능하고 폭 넓은 감정 공유도 가능하다. 우리는 ‘춘향’을 통해, 인간이 인격적으로 동등하며, 근원적으로 평등하다는 것을 체험하고 확인해 왔다. 자유와 평등을 지향하는 근대 세계의 이념은 이미 「춘향전」에서 싹트고 있었으며, 이 점에서 우리는 모두 춘향의 후예다. 따라서 우리 시대의 춘향을 재창조하는 일 역시 우리의 당연한 몫인 것이다.
우리의 문화 환경에서 판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많지 않다. 우리의 음악이면서도 중심이 되지 못하고 변두리에서 맴돌고 있다. 이유가 뭘까? 판소리에 내재된 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동시대 사람들과 그 가치를 공유․발전시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야 하는 시대적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요사이 판소리 전승의 새로운 길과 실현 가능성을 모색하는 곳이 늘고 있어 다행이지만, 목이 마른 것은 여전하다. 그래도 판소리는 늘 부상(浮上)을 꿈꾼다.
문화는 강요한다고 향유되는 것이 아니다. 향유자들에게 친근하고 쉽고 익숙해질 때 자연스럽게 흥하는 것이다. 판소리에 내재돼 있는 전통적인 상상력과 서사를 다양한 형태로 변용하여 시대와 함께 호흡해 나가는 것이 새로운 전통의 창조이며 판소리 전승의 새로운 길이다.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판소리의 미학적 예술성과 서사적 의미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내가 판소리의 변용을 꾀했던 것은 대중들이 판소리를 활발하게 향유할 수 있도록 장르적 확산에 먼저 주목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전통음악과 무용, 연기 등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개성이 있고 우아함이 넘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믿음이다.
작가는 작품에 앞서 늘 이런 주문을 외운다고 고백한다.
‘고전의 재탄생. 고전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알차고 풍성한 무대. 가장 한국적이고, 춘향다운 춘향을 그리자. 우리의 도전이 무모하지 않기를……, 우리의 ‘춘향’도 누구에게나 청신한 바람이기를……, 우리의 무대가 참으로 그러하기를…….’
진정한 고전(古典)은 문명과 시대의 경계를 넘어선다. 무수한 겹과 결을 지닌 ‘춘향’은 다양한 해석과 보완을 통해 보편의 가치를 지닌 고전으로 끊임없이 확장되어야 한다.
차례
창극 달물결, 춘향(2006)
국악뮤지컬 춘향 아씨(2007)
창극 남원뎐(2004)
가족국악뮤지컬 달래 먹고 달달, 찔래 먹고 찔찔(2005)
가족창극 다시 만난 토끼와 자라(2003)
판소리모노드라마 하늘소리, 김소희(2006)
덧대는 글
저자소개
최기우
소설가. 극작가. 토론전문사이트 <토로> 발행인을 시작으로, 전북작가회의, 혼불기념사업회, 전주국제영화제, 전북일보사 등에서 일했으며, 대개 지금도 일하고 있다. 극예술연구회 <봄날에> 대표, 전북작가회의 기획이사, 문화연구 <창> 연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현재 직업은 최명희문학관 기획연구실장이다.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재즈바에서 거울을 보다’)를 통해 등단했으며, 2003년 전북연극제 희곡상과 전국연극제 희곡상을, 2004년 우진창작상을 수상했다.
2001년 가을, 우연치 않게 연극 한 편을 쓴 뒤, 무대극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연극 <가인 박동화>(전북연극협회) <고백>(극단 작은소동) <귀싸대기를 쳐라!>(창작극회) <상봉>(창작극회) <서동요>(익산시, 익산예총) <辛(신), 태평천하>(창작극회) <정으래비>(창작극회) <아, 다시 살아 하늘을 보고 싶다>(5․18전북민주동우회) <여자, 서른>(이혜지), 국악뮤지컬 <달래 먹고 달달 찔래 먹고 찔찔>(남원시립국악단) <춘향 아씨>(남원시립국악단), 칸타타 <새야 새야 파랑새야>(정읍시립국악단) <천년의 영화(榮華), 내 고향 군산>(전북예총), 마당극 <콩쥐야 훨훨>(창작극회) <사랑사랑내사랑아>(익산서동축제) <어화넘차, 전라도>(전북민예총) <꺼지지 않는 불씨, 멈출 수 없는 함성>(전북민예총,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가무악극 <남원골이야기>(남원시립국악단), 판소리모노드라마 <하늘소리 김소희>(전주세계소리축제), 어린이창극 <다시 만난 토끼와 자라>(전주세계소리축제, 우진문화재단), 음악극 <혼불>(전주시․전주시립예술단), 창극 <물레야물레야>(우진문화재단) <춘향, 네 개의 꿈>(남원시립국악단), 창작판소리 <유정의 사랑>(김유정탄생100주년기념사업회) <21세기 이태백가>(전주문화방송) <서동요>(익산시, 전라북도) <개땅쇠타령>(민중생활사연구소) 등이 있다.
희곡집 『상봉』과 『전북의 재발견: 맛』 등을 냈으며, 『만경강은 흐른다』, 『전북문학지도3-“사람의 마을에 꽃은 피고”』, 『전북문학지도2-“길은 길을 묻는다”』, 『전북연극사』, 『뜨거운 날들의 투쟁』, 『전북의 재발견: 소리』 등을 공저했다. 주요논문으로 「최명희 문학의 원형 비평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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