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건표
사양: 153×225 / 224쪽
정가: 15,000원
출간일: 2024년 1월 15일
ISBN: 978-89-5786-918-5 93680
연극평론가 김건표 교수(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가 『동시대연극읽기』, 『장면연기텍스트』, 『한국연극의 승부사들』에 이어 칼럼집 『말과 정치문화, 연극의 싸움의 기술』을 출간했다. 이번 칼럼집은 연극구조를 통해 한국사회의 정치문화 현상을 50여 편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저자 칼럼은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위조 파문을 보면서 시작됐다. 김건표 교수는 “신정아 사태는 한 편의 국민드라마 같았고, 학력지상주의에 빠진 한국사회의 구조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면서 정치문화 현상을 연극구조로 분석한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드라마를 분석하듯 써내려간 칼럼이 100여 편 쌓이면서 문화정치를 다룬 칼럼 50여 편을 추린 것이다.
김 교수는 “연극과 정치문화가 닮은 것은 말(언어)과의 싸움이란 점이다. 정치 언어는 대중적인 선동성이 강하지만 연극의 언어는 이중적이면서도 진실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한국정치가 내로남불과 말의 전쟁이 되어버린 시대에 연극구조에서 최소한 진심을 한 수 배워보자고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하면서 “연극의 생존력을 터득하고 이해하면 인생과 삶이 보이듯 정치 문화가 연극과 닮아있다.”고 말했다. 칼럼 ‘대중의 진심과과 정치인의 진실’에서 “진심이 없는 기술의 연기는 관객이 먼저 느낀다. 기술만 부리는 정치는 진실인 척하는 가면 쓴 정치의 기술이다. 배우도 정치인도 관객과 민심의 가슴을 얻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행동할 수 있는 진실의 언어를 구사하는 정치인과 배우(연기자)만이 결승점에서는 유권자와 시청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어 김 교수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한 비대위원장의 말투(언어구사)에 있다고 진단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언어는 단문인데도 논리가 명확하고 투박하면서도 진심이 묻어 있다. 연령제한 없이 이해할 수 있는 말을 구사하고 있다. 연기든, 진실한 정치인의 내면이든 대중은 한 위원장의 말속에서 동일한 감정으로 느낄 만큼 진심이 묻어나기 때문에 공격적인 언어를 구사해도 정치투사의 이미지보다는 분열과 혐오정치에 염증을 느낀 대중들한테 해결사의 이미지가 강해 지지가 견고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정부 출범에 맞춰 쓴 칼럼 ‘‘윤석열 정부의 문화와 정치’ 사람이 중요한 시대’에서는 “정치적 이벤트도 대중과 공감의 속도를 높이는 방법인데, 국가정책의 격을 높일 수 있는 전문가가 부재하기 때문에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진실과 선물도 포장을 해야 감동이 클 수밖에 없다. 22대 총선을 앞둔 현 상황과 앞으로 대선까지 이어지는 레이스에서 용산은 탁현민 식보다 한 발 더 겪을 높여줄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모 언론 칼럼에서 윤석열 정부 취임식 캐치프레이즈를 ‘다시, 대한민국’으로 제안하고 탁현민 식으로 용해시켜 줄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는데, “당시 캐치프레이즈가 유사해 놀랐다며, 칼럼 한편이 사회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이 큰 것을 보고 연극비평을 하는 칼럼리스트로 현상 진단에 대한 논리가 명확히 뒷받침되는 신중한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이밖에도 칼럼 50편에는 ‘대통령의 연극’, ‘이준석의 말과 정치’, ‘민심의 밥상’, ‘이태원 참사의 비극, 우리는 안전한가’, ‘K-드라마와 대장동 드라마’, ‘삼성의 스타일, 김건희 여사의 패션’, ‘대선정국 드라마, 윤석열 당선인의 문화정책’, ‘이재명의 연기론’, ‘대통령의 수능시험’, ‘한미 정상회담과 아메리칸 파이’ 등과 연극을 한국 정치현상 구조로 분석하고 있는 ‘분단과 정치 분열에서 <아는 사람되기>’, ‘가상 국가의 문화와 정치의 <신파의 세기> 등 한국사회 정치문화 현상을 연극구조로 기록한 주제들이 다양하다. 김건표 교수는 “ 투덜거리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다. 한 사람의 말이라 생각하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차례
01 윤석열 정부의 ‘문화와 정치’ 사람이 중요한 시대
02 ‘삼성’의 스타일, ‘김건희’ 여사의 패션
03 대한민국은 지금, ‘낭독극’ 전성시대
04 대통령의 연극
05 이준석의 말과 정치
06 김훈의 「하얼빈」 ‘다시, 청년 안중근의 시간이 필요한 시대’
07 달릴 수 없는 ‘한일관계’와 연극 〈이카이노 바이크〉
08 대선정국 드라마, 윤석열 당선인의 문화정책
09 홍준표 시장의 ‘문화 특급열차’
10 뮤지컬의 막 뒤에 숨어 있는 화려한 독침
11 연극배우 오영수와 배우 이정재의 ‘오징어 게임’
12 민심(民心)의 밥상
13 파워풀 대구 문화
14 이태원 참사의 비극, 우리는 ‘안전’한가
15 이재명의 연기론
16 아, 테스형!
17 K-드라마와 대장동 드라마
18 연기자의 ‘진실’과 정치인의 ‘진심’
19 ‘창작 뮤지컬’ 시대를 열자
20 학력 위조 드라마
21 연극의 진심과 무거움의 가치, 소통 읽기
22 연극의 무거운 맛, 다운로드가 안 되는 연극
23 두 남자의 말
24 막말과 막장의 씁쓸한 퇴장
25 ‘대중의 진심’과 ‘정치의 진실’
26 ‘문화상호주의’ 있고, 한국의 ‘다문화’ 정신은 없다
27 미래 연극, 뮤지컬 관객 개발을 서두르자
28 배우의 ‘눈물연기’와 ‘감동의 시대’ 만들기
29 삼성과 수성아트피아의 명품주의
30 ‘문화’와 ‘축제’의 경쟁력
31 응답하라 1900년대, 그리고 태극기
32 졸업식과 취업
33 사투리가 힘이다
34 〈투란도트〉의 비밀
35 희망 직업 선호도와 직업 체험 프로그램
36 사계절 피고 지는 극 〈벚꽃동산〉
37 슬기로운 공연 생활
38 방탄국회의 민심(民心)
39 대통령의 통 큰 결단, 일본의 반격
40 한․미 정상회담과 ‘아메리칸 파이’
41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싸움의 기술
42 배우와 골프 플레이어의 공통점으로 보는 ‘몰입의 기술’
43 대통령의 수능시험
44 한국적인 놀이 정신으로 달리는 이철희의 연극과 〈맹〉
45 〈퇴장하는 등장〉으로 이어지는 구자혜 연출의 말하기 방식
46 각자의 방식으로 ‘퀴어’하는 감각과 존재의 방식
47 내 집 마련의 애환
48 〈물고기남자〉가 헤엄치는 한국사회
49 분단과 정치 분열의 대한민국에서 〈아는 사람 되기〉
50 ‘가상 국가의 문화와 정치’ 〈신파의 세기〉
저자소개
김건표
서울 출생. 2004년부터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로 있다. 대학 및 대학원에서 연극학을 전공했으며 동국대학교에서 연극학 박사를 마쳤다. 중학교 1학년 때인 1983년 극단 딱따구리에서 연극 〈작은 사랑의 멜로디〉로 데뷔했다. 20대까지 교육극단 사다리를 거쳐 극단에서 연극을 했다. 20대 후반(1996년) 공연 도중 쓰러져 장간정맥 혈전증으로 인한 장괴사로 중환자실에서 죽음과 사투를 벌이다 1년 만에 살아난 후로는 연극평론, 연출, 연극교육을 하고 있다.
1997년에 『맹꽁이 아저씨와 훔쳐보는 연기 나라』를 출간한 이후 『연극과 연기의 세계』(2013), 연극평론집 『동시대 연극 읽기』(2021), 『장면연기 텍스트』(2022), 『한국연극의 승부사들』(2023)을 출간했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편집위원, 월간 《문학세계》 편집위원, 계간 《한국희곡》 편집주간을 하며 다양한 매체에 연극 평론을 연재하고 전방위적 글쓰기를 하고 있다.
본문에서
서문
이 책에 50여 편의 칼럼을 묶었다. 칼럼은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힘이 느껴지고 현상의 명료한 진단을 내놓아야 하는데 읽어 볼수록 문장에 힘이 없음을 느낀다. 그래도 책으로 묶은 것은, 내가 바라본 세상이 그러했고 내 말의 문장이기에 아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칼럼 한 편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을 향한 선동적인 구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칼럼은 시처럼 진실하고 사회현상에 대한 대안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글을 쓸 때마다 살아있음을 느꼈다. 한국사회의 정치문화 현상을 보면서 연극과 닮아있다고 느꼈다. 정치인들의 말은 때로는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텍스트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쏟아내는 감정이나 행동, 말처럼 들렸다. 연극구조를 분석하는 것처럼 해석해 칼럼으로 옮겨 보았다. 칼럼의 주제는 정치, 문화, 연극, 정치인과 사회 이슈 등 다양하다.
신문을 통해 세상에 내놓은 첫 칼럼은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위조 파문을 다룬 글로 시작됐다. 신정아 사태는 한 편의 국민 드라마 같았다. 주인공들한테 쏟아지는 시선들은 시청률 1위의 드라마 같았고 허술한 한국사회의 구조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당시 한국사회는 학력위조 사태로 몸살을 앓았고 ‘묻지마’ 폭로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수많은 연예인이 학력위조 파도에 휩쓸려 나갔다. 유독 한국사회의 학력 인정 기준은 높은 편이다. 외국대학이나 SKY로 통하는 유명 대학교를 나오면 대중의 기대는 증폭된다. ‘뇌섹인간’으로 불리면서 뇌 DNA가 유별난 것처럼 캐릭터를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드라마를 분석하듯 한국사회를 진단한 칼럼이 50여 편이 쌓였다. 50여 편의 칼럼을 쓰는 동안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까지 다섯 명의 대한민국 대통령이 바뀌었고 그때마다 한국사회는 정치적 진통을 겪었으며, 연극도 블랙리스트와 미투를 겪으면서 사회적인 발언들이 단단해졌다.
칼럼은 현상 진단에 대한 논리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연극비평은 해석의 논리가 명확해야 한다. 여전히 글을 쓰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칼럼을 쓸 때는 주제를 정해놓고 자료를 모은다. 어떤 방식의 문장으로 전달할지 고민하고 문장의 배치를 다듬고 마지막에는 칼럼의 발언이 명확하게 전달되고 있는지 소리내어 읽으며 문장을 다듬는다. 문장구조를 바꾸면서 모양을 내고 다듬기를 하다 보면 200자 원고지 10~15매 내외 글도 2~3일 걸릴 때가 있다.
글에 만족할 수 없어 매번 다른 글쓰기를 시도하면서 느낀 것은, 오래 쓴다고 좋은 글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명확하고 날카로워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정교한 글이다. 매번 정교하지 못한 문장이라고 느꼈고 그때마다 칼럼 고수 글들을 찾아 읽었다. 읽는다고 내 문장이 되는 게 아니었다. 단문이라도 주제의 울림이 전달되어야 하고 말하는 문장을 쓰는 것도 중요했다. ‘말과 정치문화, 연극의 싸움의 기술’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은 연극의 생존력을 터득하고 이해하면 인생과 삶이 보이듯 정치와 문화가 연극과 닮았기 때문이다. 정치, 문화, 연극까지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많다. 한 사람의 ‘말’이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읽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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