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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과인간의 책/교양

숨겨둔 금항아리(남인도 인문학 이야기)

by 연인 2024. 2. 26.

 

 

저자: 변영미

사양: 150*202 / 432

정가: 24,000

출간일: 2024년 224

ISBN: 978-89-5786-921-5 03680

 

 

 

20년간 인도로의 여행과 생활을 오갔던 평론가 변영미의 남인도 인문학 이야기.

처음에는 여행자로 시작했으나, 수련자가 되었다가 새색시가 되기도 한 저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인도의 깊은 매력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화려한 연극과 고풍스러운 건물, 그리고 즐거운 사람들이 뭉쳐 강한 에너지를 내뿜는 인도만큼이나 다채로운 사진과 재미있는 문체들이 이 책의 특징이다.

어쩌면 인도인 보다도 인도에 관심이 있는 저자는 여느 여행 에세이와 같이 짧은 여행기를 쓰고자 하지 않는다.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경험해 온, 흔치 않은 경험과 인도에 숨겨진 다양한 문화 예술들이 이곳에 있다. 화려한 분장부터 현장감이 느껴지는 세밀한 사진들까지. 처음 보는 문화들이 쏟아진다.

부제가 남인도 인문학 이야기인 것처럼, 이 책은 총 4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길 이야기로 남인도에 들어서게 되면, 눈길을 뺏을 수 없는 화려한 전통문화 예술 이야기가 독자를 반긴다. 그리고 삶 속 이야기치유하는 이야기를 통해 인도인의 삶과 저자가 수련자로서 어떤 마음을 쌓아왔는지 엿볼 수 있다.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으로 내모는 각박한 사회 분위기 속에 저자는 어떤 마음으로 그것들을 포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 생각한다. 커다란 인도 속 수많은 다양성을 구경하다 보면 존중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저자가 공유하는 경험과 시각을 통해 세상의 다채로움을 느껴보기를 바란다.

 

차례

 1 부 길 이야기

하나 헬로! 홍생팡생~” 호기심 많고 명랑한 길 위의 사람들

 천연 롤러코스터를 타 보셨나요?” 신이 내린 땅, 무나르와 하우스 보트

 

 2 부 전통 문화 예술 이야기

하나 축제의 계절-1 “불꽃놀이야, 소리놀이야?” 상상초월 굉음에 넋이 나가다

 축제의 계절-2 “어디선가 코끼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열 일 제치고 코끼리 곁을 지키는 사람들

 카타칼리-1 “보는 맛을 배우다 장엄한 몸 스펙타클

 카타칼리-2 “춤사위에 위대한 시 덧입히다 분리에서 합일로 이끄는 벽돌 쌓기

다섯 꾸디야땀-1 “위대한 죽음 수련 손과 얼굴로 호흡하는 정교한 신체 드라마

여섯 꾸디야땀-2 “마음에서 몸이 아니라 몸에서 마음으로 얼굴색까지 변화시키는 몸의 세밀화

일곱 칼라리파야트-1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달마대사가 소림사에 전파한 께랄라 전통무술

여덟 칼라리파야트-2 “몸이 모두 눈이 되게 하라 움직이는 명상

아홉 떼이얌-1 “불 속으로 108번 몸 던지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신들

 떼이얌-2 “하루 동안 신이 되기 위하여” 41일간 혹독한 고행

열하나 파다야니 자연 속 인간 손끝이 낳은 아름다움 황홀경으로 쓰러지는 연희자들

열둘 인도 상업 영화 신의 귀환을 환영하는 축제 현장 개봉 며칠 전부터 극장 앞 장사진을 치는 영화광들

열셋 께랄라 독립영화 작은 실미소 하나 소소한 이야기 속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

열넷 초기 기독교 전래 아니, 선배가 나보다 먼저 왔을 줄이야!” 성 토마스와 초기 기독교 전래

열다섯 문화워크숍-1 “가락과 춤은 몸에 남고 사람은 마음에 남더라 장구 메고 떠난 남인도 문화기행

열여섯 문화워크숍-2 “이국서 우리 춤 우리가락 신명을 나누다 한국과 인도 콜라보레이션 공연

 

 3 부 삶 속 이야기

하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1 “다채로운 열대 향에 취하고 색을 누리다 수천 반딧불이가 반짝이는 자연산 트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2 “땅내 맡으며 나를 발견하는 하루하루 사람 살이 구경

 지구온난화 아름다움으로 경고하다 지구온난화에 화나 반란 일으킨 꽃들

 남인도 토착문화와 우리문화 “English Konglish Inglish” 같은 언어 다른 발음, 다른 언어 같은 발음

다섯 오남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남만 같아라 태평성대를 기리는 아름다운 명절

여섯 인도 여성-1 “신성한 데서 야해도 되나? 눈 둘 곳 많으나 눈 둘 바 없어라 이상 속 여성상과 삶 속 여성들

일곱 인도 여성-2 “16분마다 성폭행당한다고?” 극과 극을 오가는 인식 너머 수동의 존재에서 변화의 주체로

여덟 여성 복식문화 조금만 걸치고 많은 것을 누리다 장신구부터 옷까지 식을 줄 모르는 금 사랑

아홉 남성 복식문화 문두를 빼고 패션을 논하지 말라 매듭과 묶음의 미학

 인도 음식-1 “만져야 맛이지 자연의 일부인 음식과 더 가까이

열하나 인도 음식-2 “쌀의 변신은 무죄 마법처럼 무한한 쌀의 변신

열둘 인도 음식-3 “음식이 정치를 만났을 때 집단 폭행에 살인까지 광적인 소고기 금식 운동

열셋 인도 음식-4 “밝고 깨끗한 생체에너지 섭취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거듭남 세계에서 채식 인구가 가장 많은 곳

 

 4 부 치유하는 이야기

하나 에스라인 요가와 요가 마음 욕심을 따르지 말고 몸이 하는 말만 믿으라

 요가 아쉬람 구하고자 하면 모든 것을 얻는 곳

 아유르베다 생명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삶을 위한 예술

 

에필로그 다시 배우는 사람살이, 사랑에 대하여

 

저자소개

변영미

연극을 전공하며 아시아 전통극에 강하게 끌려 인도 행을 감행한 뒤 카타칼리 수련에 정진하였다. 그러던 중 첫눈에 반한 사람을 만나 평생 길동무가 되었고, 요가와 아유르베다를 만나 웰-빙을 극장에서도 실천하는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 스와라인디아-한국인도문화교류센터 운영하기, 인도연극과 문화에 대한 논문과 책 쓰기, 동시대 예술을 비평하고 아카이빙 하기를 계속 하려 한다.
저서로 인도의 현대연극과 전통연극이 있다.

 

본문에서

서문

2000년 이후 지금까지 20년 넘는 동안 인도와 인연을 맺으면서 같은 사람 맞나 싶게 다채로운 시간을 보냈다. 때론 소심한 여행자로, 때론 정열에 찬 수련자로, 때론 콩깍지 제대로 낀 새색시로, 때론 느긋한 한량처럼… 그리고 지금은 살짝 거리두기를 하며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한 과정에 있다. 그 시간을 돌이켜 보면 인도에 대한 인상이란 것도 머물지 않고 변해갔다. 물이 변화무쌍하게 흘러가듯이. 수많은 편견과 색안경으로 바라보는 나라, 인도…. 인도를 다녀온 소감은 여행자 수만큼이나 천차만별이다. 크게 나누자면 ‘좋아 죽겠다’와 ‘싫어 죽겠다’인데 희한하게도 중간이 거의 없다. 내가 처음에 그랬듯… 나는 한국 사회가 한쪽 면만을 보지 않고 다양한 시각을 함께 보기를 바란다. 내 경험들이 갓길로 치우친 생각들을 조금씩 가운뎃길로 옮기는 일을 거들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인도 이야기들이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색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임을 발견하기를 소망한다.
요즘 우리사회는 극단으로 나누어져 대립하고 있다. 나와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몰아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듯하다. 그런 행위는 자신의 나약함을 들키지 않으려는 방어행위이자 두려움의 또 다른 얼굴이다. 두려움은 사랑의 부재다. 사랑이 없는 인간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한다. 두려움은 자기와 다른 것이나 새로운 것을 접할 때 아무에게나 생기게 마련이다. 두려워도 상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사랑의 첫 걸음이다. 이젠 한국 사회도 다름을 보려고 하고 다름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성숙한 문화강국이 되길 기대한다. 그래서 외국에서 돈을 많이 벌어오는 의미로서의 한류뿐 아니라 진정한 우리색깔과 가치가 눈덩이처럼 바깥으로 굴러가 세계 속에서 그 색을 퍼뜨리기를, 그래서 세상을 더욱 밝고 다채롭게 만드는 한류가 되기를 기원한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거치면서 필수적으로 요청되던 사람 사이의 ‘거리’는 이제 개인에게 고착되어 갈수록 고립감과 고독함이 깊어지고 있음이 느껴진다, 어디서든, 누구에게서든. 이럴 때 ‘문화’ 이야기는 내가 세계에 속해 있음을 일깨우고, 나를 둘러싼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발견할 수 있게 만들 거라 믿는다. 아름다움을 통해 내가 치유 받았던 경험을 공유하고 고립된 개인을 넘어 ‘전통’ 속에 연결된 우리로서, 아름다운 세계의 일부로서 우리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기를 염원한다. 인도에서는 개인에게 주어진 다르마를 찾는 일을 ‘숨겨진 금그릇’에 비유한다. 도덕이나 진실이란 것이 각기 다른 색과 향으로 개인마다 다르게 가 닿을 수 있다니… 이 의미심장한 여정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떠나고 싶다. 시절인연이라 했던가. 그간 길 위에서건 삶 속에서건 나와 함께했던 많은 사람들… 비록 지금 곁에 있진 않다 해도 그들과 함께했던 그 순간마다 내가 오롯이 그들을 사랑하였음을 늘 잊지 않는다, 함께한 시간이 얼마 되지 않더라도, 서로가 서툰 방식으로 오해하며 헤어졌다 할지라도. 그리고 나는 계속 추파를 던진다.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기억하겠다고. 그러므로 이 책은 일종의 연애편지이다. 또한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나의 코끼리 뚝심을 증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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