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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의 책/교양

(틈틈이, 한 편 한 편) 3분 만에 읽는 삼국유사

by 연인 2022. 12. 23.

 

저자: 장창호

사양: 128*188 / 320쪽

출간일: 2022년 12월 22일

정가: 15,000원

ISBN: 978-89-8477-717-0 03900

 

 

극작가 장창호는 대하뮤지컬 극본집 <장창호삼국유사>(12)에 이어 이번에는 단 한 권에다 삼국유사를 오롯이 담았다. 53책으로 된, 읽기가 쉽지 않은 원전을 쉽고 재미있는 핸드북 사이즈로 펴냈다. 신화와 민담과 역사의 현장을 컬러 사진을 곁들여 책장을 넘기는 맛이 난다. 고전의 현대적인 풀이와 숨은 의미를 빗대어 심오한 내용까지도 쏙쏙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 책장을 넘기면서 학생들은 흥미진진한 우리 고대사를 이야기를 듣듯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청년들은 선조들의 삶의 지혜를, 어른들은 새로운 경험과 기억을, 아이들은 신비로운 이야기 속에서 꿈을 지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차례

1. 하늘의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이다

고조선의 건국 / 고조선 위만 왕조 / 마한(馬韓)이냐 마한(馬汗)이냐 / 호동과 낙랑공주의 사랑 / 발해와 말갈 / 이서국을 아시나요 / 고조선에서 북부여로 / 일장춘몽 동부여 / 고구려의 건국 / 변한과 백제의 건국 / 진한과 금입택 / 신라를 세운 박혁거세 / 나무의 그늘, 남해왕 / 이가 많아서 임금이 된 유리왕 / 탈해왕의 지혜 / 김알지와 역성혁명 / 연로랑과 세오녀 / 미추왕과 댓잎병정 / 충신 박제상 / 실성왕의 욕망 / 거문고 갑을 쏴라 / 지증왕의 거시기와 우산국 정벌 / 진흥왕의 뉘우침 / 도화녀와 귀신 비형랑 / 하늘이 주신 옥대 / 선덕여왕의 세 가지 지혜 / 신하를 잘 둔 진덕여왕 / 김유신의 맹세 / 태종 김춘추 / 장춘랑과 파랑

 

2. 하나가 둘, 둘이 셋, 셋은 다시 둘로

문무대왕 / 근심을 잠재우는 만파식적 / 아낌없이 주는 죽지랑 / ‘신하교육헌장을 공포한 성덕왕 / 수로부인 납치되다 / 효성왕의 의아한 죽음 / 나라보다 아들이 먼저였던 경덕왕 / 혜공왕의 불운 / 원성왕의 공과 / 때 이른 눈 / 흥덕왕의 일편단심 사랑가 / 염장 지른 장보고 / ‘팬덤 정치의 원조, 경문왕 / 처용랑과 망해사 / 진성여왕과 거타지 / 천첩이 낳은 효공왕 / 경명왕의 성씨는? / 경애왕의 슬픈 운명 / 경순왕의 선택 / 남부여와 전백제 / 서동요의 무왕과 선화공주 / 후백제의 견훤 / 가락국기

 

3. 믿음, 그 염원의 힘

불교가 온다 / 마라난타 / 아도와 묵호자 / 법흥왕과 이차돈 / 살생을 금지한 법왕 / 보덕이 백제로 간 까닭은 / 신라의 10대 성현 / 금관성 파사석탑 / 황룡사 장륙존상 / 황룡사구층탑 / 황룡사대종 / 봉덕사 에밀레종 / 영묘사 장륙존상 / 만불산 / 생의사 돌미륵 / 흥륜사의 보현보살 벽화 / 중생사의 관음보살 / 백률사에 나타난 만파식적 / 민장사

 

4. 천 개의 눈과 천 개의 손

사리의 행방 / 두 원화의 사랑과 질투 /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 분황사 천수보살과 맹아 / 조신의 꿈 / 만어산의 부처 그림자 / 보질도 태자 / 월정사의 다섯 성자 / 무장사 미타전 / 온천욕과 영취사 / 원광, 유학의 길을 열다 / 인도로 간 승려들 / 혜숙과 짚신 / 혜공과 오어사 / 자장의 깨달음 / 원효대사 / 의상의 가르침 / 사복의 경전 / 돌에 새긴 진표 이야기 / 승전과 돌해골 / 심지, 스승을 잇다 / 대현과 법해 / 밀본, 귀신을 쫓다 / 용을 물리친 혜통 / 명랑의 신인종

 

5.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선도산의 성모 / 욱면의 승천 / 광덕과 엄장 / 경흥과 문수보살 / 진신 공양 / 월명사의 도솔가 / 선율의 환생 / 호랑이를 감화시킨 김현 / 혜성가의 위력 / 벌거벗은 스님 / 구름을 타고 다닌 낭지 / 연회의 은신 / 혜현의 혀 / 신충의 원가(怨歌)와 잣나무 / 비슬산의 두 성인 / 영재와 도적들 / 물계자 / 영여사는 어디로 갔을까 / 천성산의 다섯 비구 / 염불사의 끝없는 염불 / 효와 선을 다 이룬 진성사 / 두 생의 부모에게 효도한 김대성 / 향득의 다릿살 공양 / 손순, 아이를 묻다 / 눈먼 어머니와 딸

 

저자소개

장창호

울산에서 태어났다. 하늘이 내린 땅 강원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울산과 부산에서 성장기를, 서울에서 청춘을 복무했다. 롯데월드예술극장 PD, 소극장 이솝과 문화가족 길의 대표·예술감독으로 일했다. 장애인과 어르신, 학생들과 사회연극을 함께했다. 희곡집 바위에 새긴 사랑, 『ㅅㄹㅎ』, 『ㅅㄹㅎㅅ』, 장창호 삼국유사, 산문집 오늘 생각, 오늘 생각 2, 나는 아침에 본다를 출간했다. 한국희곡명작선에 보라색 소가 선정되었다. 한국희곡문학상 강아지똥상, 울산문학상, 창릉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울산에서 글을 쓰면서 산다.

 

본문에서

1. 그 속삭임에

현재에서 먼 기억일수록 원형에 가깝다. 빛이 바랠 것 같다가도 갈수록 또렷해지는 오랜 기억들. 그러한 순간은 삶의 중요한 페이지라서 시간을 거슬러 반작인다. 곱씹다 보면 저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말처럼 부지런한 기억은 할 말을 길어 올린다. 그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안달의 힘으로 지금껏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가령 고등어를 요리한다고 치자. 녀석의 배를 따는 순간 내장과 함께 바다의 성분들이 쏟아진다. 멸치도 나오고, 조가비와 문어도 나오고, 심해의 상어와 플랑크톤을 흡입하던 고래의 빨판까지 흘러나온다. 갖은 물빛까지 간단없이 새어나온다. 고등어와 바다는 원천적으로 성분이 같으므로, 고등어 한 마리에는 온 바다살이의 원소가 들어 있기에, 고등어를 먹으면 뱃속에서 바다가 출렁거리는 것이다. 바다가 수많은 멸치와 조가비와 문어와 심해 상어와 고래들을 기르고 물빛을 반영하는 이치와 같다. 전부는 부분을 포함하고 부분은 전부를 포함한다. 사람살이의 기억이 그러하다. 실마리 하나를 붙잡으면 그 사람의 생애가 딸려 나온다.

기억은 경험이라는 조각들의 짜맞춤이다. 아귀가 맞은 것은 그 사람의 언어로 나타난다. 지나온 시간이 모두 언어에 담겨있다고 믿으며 나는 묵은 기억들을 어루만진다.

내가 처음 만난 삼국유사는 어린 시절에 접한 고전 읽기라는 경험의 한 조각이다. 어제가 있어서 오늘이 존재하듯 신화와 민담과 역사는 현대인의 오늘을 등 떠밀어준다. 삼국유사는 굶주림에 혼절을 거듭하던 한민족이 정성껏 지은 찰밥이다. 고조선에서 고려 건국까지 임금과 신하와 백성의 숨결로 뜸 지은 고봉밥을 우리는 먹는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어떤 기억을 나누면서 우리가 사는가. 우리가, 이 우리가 궁금할 때 나는 버릇처럼 그분을 찾는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에서 주인공 싱클레어 앞에 나타나는 데미안처럼 그분은, 내가 큰 그림을 못 그릴 때면 손수 삼은 짚신을 신고 달려오신다. 그러고는 지팡이 끄트머리로 삼국유사의 찰진 갈피를 가만가만 넘겨주신다.

 

2. 늦은 인사

십수 년 전 장창호 삼국유사를 쓰는 동안 그분의 법문을 들으며 무언의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았다. 덕분에 한 권의 책을 달리 내놓는다. 눈 밝은 당신께서 그분의 책을 노둔하게 재단한 제 마음을 헤적이신다면 어떤 의미로든 우리는 연결되리라고 믿는다.

인사가 늦어도 한참 늦다. 고마운 얼굴들이 둥두렷이 떠오른다.

<장창호의 이야기 삼국유사>3년간 실어주신 경상일보 정명숙 논설실장님께 감사하다. 책이 나오게끔 후원해주신 울산문화재단 관계자께 감사하다. 현장 사진으로 생동감을 살려주신 울산신문 김동균 기자님께 감사하다. 사진 미학을 함께 구현해 주신 경주의 김대웅님께 감사하다. 선뜻 출간을 결정해주신 도서출판 월인 박성복 사장님과 편집과 교정교열, 디자인을 맡아주신 편집부에 감사하다.

그리고 틈틈이 읽어주실 독자 한 분 한 분께 각별히 감사하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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