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남석
사양: 153*225 / 양장 / 696쪽
정가: 25,000원
출간일: 2023년 1월 31일
ISBN: 978-89-5786-833-1 93680
극예술연구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단체이다. 우리는 사실 극예술연구회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 많이 양보해도 그저 유치진과 그의 희곡을 알고, 공연한 명단과 공연을 하려 했던 이들의 각오를 알 뿐이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지만 이러한 피상적인 면만으로는 극예술연구회의 진정한 가치나 역사를 탐색할 수 없다.
극예술연구회의 출발은 다소 우발적이었다. 그 시작은 홍해성과 관련이 있다. 축지소극장에서 배우로 활동하다 귀국한 홍해성을 돕기 위한 움직임이 여러 차례 진행된 바 있었는데, 1931년에는 <동아일보> 기자 서항석을 중심으로 이러한 움직임이 재개되었다. 서항석은 홍해성의 생계 곤란을 해결할 목적으로, 홍해성이 소장하고 있는 연극과 영화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연극영화전람회’를 기획했다. 이 기획을 추진하기 위해 임시 단체인 ‘극영동호회’를 급조해야 했는데, 이 극영동호회가 극예술연구회의 모태이다.
1931년 7월 8일 창립 선언을 제창한 극예술연구회는 최초에는 연구 단체에 가까웠다. 발기인 겸 주요 회원은 12명으로, 서항석과 유치진을 비롯하여 윤백남과 홍해성의 연극계 원로를 포함하고 있으며, 김진섭, 이하윤, 이헌구, 장기제, 정인섭, 조희순, 최정우, 함대훈이 가입되어 있었다. 극예술연구회 최초 회원은 외국 문학 전공자들이 대다수였고 모두 일본에서 유학한 경험을 지니고 있었기에 ‘해외문학파’로 혼용되기도 했다.
1931년 극예술연구회는 강좌를 개최하거나 강연을 시행하거나 연구생을 모집하는 활동에 주력했고, 단체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단체의 본부(회관)를 마련하는 사업에 적극적이었다. 그들은 비평가 그룹으로 활동하며 당대 조선 연극의 흐름을 개괄하고 개별 작품을 품평하는 활동도 시작했다. 특히 대중극단의 공연을 참관하고 그 장단점을 분석하는 비평 활동에 주력했는데, 이러한 비평 행위는 대중극 중심의 조선 연극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 제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이론 확충이나 연극 교유 혹은 비평 활동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연극 분야가 지닌 본질적인 특성이기도 했다. 타자의 연극을 감상하거나 관객들에게 연극에 대한 이론을 알리는 작업 못지않게 자신들이 직접 공연을 수행하고 제반 작업에 뛰어드는 경험을 희구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직접 공연을 시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했다. 그 계기가 실험무대의 창단이었다.
차례
0. 극예술연구회의 성립과 전사(前史)
0.1. 극영동호회의 구축과 연극영화전람회
0.2. 서항석의 사고(社告)와 이후의 동향
1. ‘실험무대’의 출범과 공연 활동의 시작
2. 실험무대 제1회 작품 <검찰관>의 공연 정경과 공연 상황
2.1. <검찰관>의 출연진과 공연 개요
2.2. <검찰관>의 무대디자인과 특성
2.3. 극예술연구회의 <검찰관> 무대디자인의 실체와 기원
2.4. 극예술 창간호의 무대 사진과 <검찰관>
2.5. 극예술연구회 <검찰관>의 무대 스케치
2.6. <검찰관>의 연기를 통해 드러난 극예술연구회 연기
2.7. <검찰관>의 대본과 일본에서의 공연
2.8. <검찰관>에 대한 평가와 해석
2.9. 극예술연구회 허실과 척도로서 <검찰관>
2.10. <검찰관> 공연 비용의 충당과 정산 과정
3. 실험무대 제2회 시연: 1일 3작품 공연 체제로의 회귀와 이유
3.1. 제2회 공연작 선정 요인과 다작품 공연 체제의 이점
3.1.1. 공연 방식의 변화와 관극 조건의 충족
3.1.2. 촉박한 공연 일정과 신속한 준비 가능성
3.1.3. 공연 자금의 안정적 확보와 내부 요구의 효율적 수용
3.1.4. 다작품 공연 체제로의 회귀와 의미
3.2. 무난한 작품으로서 <관대한 애인>과 ‘아일랜드(극) 효과’의 친근성
3.2.1. 다작품 공연 체제와 <관대한 애인>의 공연 위치
3.2.2. 종교적 갈등의 원천 수용과 원작의 충실한 번역 공연
3.2.3. <관대한 애인>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아일랜드극 효과
3.2.4. <관대한 애인>의 표층적 해석과 인정극 효과
3.2.5. 라디오드라마 <관대한 애인>과 유치진의 번안 제작 이유
3.3. <옥문>의 공연 상황과 해당 공연의 의의
3.3.1. 그레고리 부인 등장과 애란 연극 소개 과정: 1930년대 조선에서의 소개 내용
3.3.2. <옥문> 대본의 지면 게재와 임박한 제3회 정기 공연과의 상관성
3.3.3. <옥문>의 도입부 상황과 관련 정보의 공유 방식
3.3.4. 도피를 꿈꾸는 여인들과 죽음을 무심히 통보하는 옥졸
3.3.5. 적극적인 항변과 그 의미의 확산
3.3.6. <옥문>의 공연 사진과 그 의미
3.4. <해전> 공연 독특함과 무대디자인의 개성
4. 제3회 정기 공연과 창작극 <토막>의 공연
4.1. 실험무대의 발전적 해체와 직접 공연 수행 방식 도입
4.1.1. 제3회 공연 정황과 극예술연구회의 홍보 효과
4.1.2. <토막>의 공연 배경과 유치진의 활동 상황
4.1.3. <토막>의 창작과 유치진의 입장
4.2. 희곡 <토막>의 무대와 디자인
4.2.1. 희곡 <토막>의 무대 배치
4.2.2. 1930년대 ‘빈민촌’의 실상과 ‘토막’ 형상의 동질성
4.2.3. <토막> 공연의 무대 사진과 투영된 의미: 가난의 풍경과 밀폐된 공간감
4.2.4. <토막>의 무대 형상화와 실질적 의미
4.3. <우정>의 무대디자인과 대본 분석
4.3.1. <우정>의 개요와 공연의 이중성
4.3.3. 유치진의 최초 연출작으로서 <우정>
4.3.4. <우정>의 무대 공연과 당시 상황
4.3.5. <우정>의 작품 선택과 제작 진용의 실패 요인
4.4. <토막>과 <옥문>의 공유점과 차이점: 두 작품의 교섭 양상
4.4.1. <토막>과 <옥문>의 유사성과 공유점
4.4.2. <옥문>과 <토막>의 공통점 비교: 반복적 모티프의 출현과 의미
4.4.3. <옥문>의 가등과 <토막>의 등불: 시대의 어둠을 증언하는 불빛
4.4.4. <옥문>의 소문과 <토막>의 신문: 수감자의 사정을 전하는 방식
4.4.5. <옥문>의 서신과 <토막>의 소포: 가족의 죽음을 통보하는 소식
4.4.6. <옥문>의 외침과 <토막>의 다짐: 아들의 죽음에 분노하는 가족
4.4.7. <옥문>의 간수와 <토막>의 동장: 권력의 대리인으로 변한 인물
4.4.8. <옥문>의 유품과 <토막>의 백골: 식민지 희생양의 연극적 형상
4.4.9. <옥문>과 <토막>에 나타난 시대의 희생양과 어둠을 밝히는 등불
5. 극예술연구회 제4회 공연작 <무기와 인간>과 무대디자인
5.1. 제4회 공연작 <무기와 인간>의 공연 상황과 작품 개요
5.2. <무기와 인간>의 공연 사진과 2막의 무대디자인
5.3. <무기와 인간>의 연습 사진(3막)과 무대 사진
5.4. 무대 사진을 통해 살펴본 <무기와 인간> 3막의 정경
5.5. <무기와 인간> 무대 장치의 한계와 극예술연구회 공연의 문제점
5.6. <무기와 인간>의 선택 이유와 버나드 쇼의 작품
5.7. 극예술연구회 제4회 공연의 의미
5.8. <무기와 인간>의 대중성과 극예술연구회의 고민
5.9. 제4회 추천작 <제방을 넘은 곳>과 공연 무산 과정
5.9.1. 이서향의 이력과 연극 활동
5.9.2. <제방을 넘은 곳>의 선정 이유와 몽타주 효과의 독창성
5.9.3. <제방을 넘은 곳>의 무대 분할과 평행 구조(parallel editing)
5.9.4. <제방을 넘은 곳>의 공연 불가 사유와 도시 빈민 공간의 묘사
5.9.5. 원산 도시의 개발 불균형과 ‘제방’ 양쪽의 다른 세상
5.9.6. 1920년대 원산 파업과 <제방을 넘은 곳>의 노동 문제
5.9.7. 이서향의 ‘문학적’ 지향과 ‘자연’ 극복의 창작 의지
6. 극예술연구회 제5회 정기 공연과 1막 공연작들의 성향
6.1. 1933년 11월 제5회 정기 공연 개요와 작품 선택 기준
6.1.1. 제5회 정기 공연의 경과와 관련 광고
6.1.2. 제5회 정기 공연의 공연 상황과 공연작 선택 배경
6.2. <바보>의 공연 상황과 작품 해설
6.3. <베니스의 상인>의 공연 상황과 무대디자인
6.3.1. <베니스의 상인(법정 장면)>과 인물 배치
6.3.2. <베니스의 상인> 공연 사진과 위기감 고조의 연기
6.3.3. 조선 연극의 흐름과 동시대 비평으로 바라본 <베니스의 상인>
6.3.4. 라디오드라마 <베니스의 상인> 제작과 송출 현황
6.4. <버드나무 선 동리의 풍경>과 무대디자인
6.4.1. 희곡 분재와 전체 무대디자인
6.4.2. <버드나무 선 동리의 풍경>의 무대디자인과 신극 무대디자인의 유사성
6.4.3. 도입부의 무대 설명
6.4.4. 광선(조명)의 사용과 무대 효과
6.4.5. 무대미술가 황토수
6.5. <버드나무 선 동리의 풍경>의 출연진과 연기
6.6. 제5회 공연을 통해 본 극예술연구회의 홍보 전략
6.7. 극예술연구회의 창작극 연구: 작가적 전언의 도출 방식
7. 극예술연구회의 제6회 공연작 준비와 대표작 <인형의 가>
7.1. 극예술연구회의 제6회 공연 준비와 변모하는 극단 내 상황
7.1.1. 제6회 공연 준비 과정에서 나타난 검열과 내분
7.1.2. 제6회 예정작 윤백남 사극과 1930년대 전반기 야담의 성향
7.1.3. 방송극 <부활>과 극예술연구회의 의도
7.1.4. 연출가 유치진의 부상과 도일
7.2. 제6회 공연작 <인형의 가>의 공연 정황과 미학적 특색
7.2.1. <인형의 가>의 공연작 선정과 당대 인식
7.2.2. <인형의 가>의 연극적 해석과 연출자의 역할(공과)
7.2.3. 극예술연구회 <인형의 가>의 대본 판본 재구
7.2.4. <인형의 가>의 무대디자인과 특색
7.2.5. 무대 사진을 통해 본 <인형의 가>의 편린
7.3. 1934년 5월 레코드 취입과 1934년 7월 3주년 기념행사
7.3.1. 두 편의 라디오드라마 제작과 송출
7.3.2. 레코드 취입과 960원의 소득
7.3.3. 각종 강연과 기념행사를 통한 차별화
8. 삼남 수해 구제 공연 <홍발>과 제7회 공연 <앵화원>
8.1. 1934년 8월 시점에서 극예술연구회 활동
8.2. 극예술연구회 <홍발>의 공연과 진행 과정
8.2.1. <홍발> 공연 배경과 관련 사항
8.2.2. <홍발> 공연과 공연 진행 과정
8.2.3. <홍발> 작품과 공연 선택 이유
8.2.4. <홍발>의 무대디자인과 그 개요
8.3. 제7회 정기 공연작 <앵화원>: <앵화원>의 공연 과정과 작품 개요
8.4. <앵화원>의 연출 방식과 무대디자인
8.4.1. 2막의 연출 방향과 그 내포적 의미
8.4.2. <앵화원> 2막 무대디자인과 사례 차이에 따른 특색
8.4.3. 『조선일보』 수록 <앵화원> 무대디자인의 특성과 차이
8.5. <앵화원> 공연의 의의와 서구 대작 공연의 한계
9. 극예술연구회 제1기 공연 전략과 극단 운영
9.1. 극예술연구회의 출현과 실험무대의 출발
9.2. 유치진의 부상과 창작극의 부각
9.3. 홍해성의 복귀와 번역극의 복권
9.4. 극예술연구회 제1기 공연 작품과 의미
9.5. 극예술연구회의 설립 원인과 연극적 배경
극예술연구회(1기) 공연과 활동 연보(1931년 6월~1934년 12월)
저자소개
김남석
1973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1992년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하였고 그 뒤 동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수학했다. 199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 「여자들이 스러지는 자리―윤대녕론」이 당선되어 문학평론가가 되었고, 대학원에서는 드라마(연극)를 전공하여 2000년 「오태석 희곡의 개방성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3년 「1960~70년대 문예영화 시나리오의 영상 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 『조선일보』에 「숨어 있는 희망을 기다리는 두 사내」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극평론 활동을 시작했고, 2007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영화평론 「경박한 관객들―홍상수 영화를 대하는 관객의 시선들」이 당선되어 영화평론가가 되었다.
연극 관련 연구서로 『조선의 여배우들』(2006년), 『조선의 대중극단들』(2010년), 『조선의 대중극단과 공연미학』(2013년), 『전위무대의 공연사와 공연미학』(2013년), 『부두극단의 공연사와 공연 미학』(2014년), 『연변의 연극과 조선족 극작가들―역사적 상흔과 그 기록으로서 희곡문학』(2018년), 『조선의 지역 극장』(2018년), 『조선 대중극의 용광로 동양극장(1~2)』(2018년), 『조선 연극과 무대미술(Ⅰ~Ⅱ)』(2021년)을 저술한 바 있다. 1930년대를 근간으로 한 한국 근대극의 풍경을 탐구하려는 마음을 지금까지 잃지 않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 책 또한 그러한 마음의 연장선상에서 집필하고자 한다. 넓은 연극의 길에서 길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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