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라경민
사양: 신국판 / 양장 / 240쪽
정가: 20,000원
출간일: 2023년 8월 25일
ISBN: 978-89-5786-886-7 93680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라경민 교수의 저서.
이 책의 핵심은 ‘이제 배우의 개념을 ‘퍼포머’로 확장해서 바라보자’이다. 그간 퍼포머 개념이 특히 국내에서 배우(actor)라는 개념으로 흡수되기 힘든 특수한 장르 및 보기 드문 연기 스타일을 지칭할 때 주로 사용되면서 배우(actor)와 퍼포머(performer) 개념은 이분법적으로 대립되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이미 20세기 이후부터 actor보다는 performer 개념으로 배우를 확장시켜 바라보고 있는데, 하나의 사조가 시대의 스타일을 이끌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20세기 이후 연극은 모든 개별 예술가의 스타일들이 곧 시대의 사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양성의 미학이 실천되었기 때문이다.
퍼포먼스 연극, 포스트드라마 연극, 이머시브 연극 등 탈 드라마적 연극 현상이 나타나면서 과거의 드라마적 연극 시대와는 다르게 배우에게는 그 스스로가 현실-가상, 무대-객석, 배우-배역을 유연하고 자유롭게 넘나들어야 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즉, 전통적인 배우(actor)가 작가의 텍스트와 연출자의 해석을 대리 전달(표현)하는 기능이었다면 이 책에서 강조하는 확장된 배우 개념인 퍼포머(performer)는 작가, 연출자에 억압받지 않고, 그 스스로가 연기, 극작, 연출, 디자인의 영역을 넘나드는 멀티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퍼포머 개념은 결국 연기예술이 가지고 있는 원형으로의 귀환을 의미한다. 스스로 노래 부르고, 춤추고, 이야기했던 태초의 배우들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한 몸짓인 것이다.
이처럼 연극, 연기에서 다양성의 미학이 실천되고 있는 오늘날, 유독 국내 연기교육과 훈련은 아직도 20세기 이전 시대를 풍미했던 사실주의 연기 스타일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배우(actor) 개념을 수용, 포용하는 퍼포머(performer)로서 배우 개념을 확장시켜 바라봄으로써 다양한 연극 장르와 스타일에 적응할 수 있는 연기교육과 훈련을 모색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 연기예술이 나아가야 할 이상향이며 교육-현장 간의 괴리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국내에서는 생소하고 미진한 연구 영역인 퍼포머를 구체적으로 조명했다는 점과 뉴 미디어 시대에 따른 새로운 배우상과 연기교육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이 연기예술교육의 지평을 확장하고 새로운 연기교육 및 훈련의 패러다임 모색에 활력을 일으킬 수 있기를 소망한다.
차례
1. ‘Actor’에서 ‘Performer’로의 진화
1.1. 20세기 연극 상연의 패러다임 변화
1.2. 연기의 현상적 변화: ‘미메시스(mimesis)’부터 ‘현존(presence)’까지
1.3.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의 변증법적 발전
1.4. 연기예술: 재현에서 탈(脫) 재현으로의 전환
1.5. ‘퍼포머’, 21세기의 확장된 배우상(像)
2. 퍼포머의 연기미학
2.1. 연극 원형으로의 귀환
2.2. ‘몸’: 표현 매체의 확장
2.3. 연극성의 확장과 연극 언어 탐색의 주체
3. 퍼포머를 위한 연기훈련 패러다임
3.1. 연기예술과 배우의 본성 고찰: ‘기만성’, ‘이중성’ 그리고 ‘살아있는 연기’의 역설
3.2. 탈(脫) 언어 중심 연기훈련의 강화
3.3. 놀이성과 자발성 회복, 디오니소스적 측면의 부활
3.4. 배우양성: ‘casting’을 넘어 ‘making’으로의 관점 전환 및 뉴 미디어에 적합한 크리에이터
4. 퍼포머를 위한 연기훈련 모델 탐색
4.1. ‘비우기(empty)’: 배우의 현존을 위해 준비된 상태
4.2. 신체적 글쓰기: 언어(parole)에 억압받지 않는 다양한 연극 언어(langue) 실험
4.3. 퍼포머를 통한 무대적 글쓰기
4.4. 관객과의 공동 현존을 위한 퍼포머의 연기 메커니즘: ‘개방(openness)’-‘즉흥(improvisation)’-‘전이(transition)’-‘수용(reception)’
5. 퍼포머를 위한 연기훈련 실제
5.1. 퍼포머를 위한 단계별 연기훈련 교수 방안
5.2. 긴장(tension)과 이완(relax) 훈련: 중립지대 발견을 위하여
5.3. 근육과 감각 훈련: 몸과 마음의 개방성
5.4. 교감과 전이 훈련: 무대 공간 에너지의 획득
5.5. 이미지 호흡/소리 훈련
5.5. 신체적 글쓰기와 신체 언어 훈련
5.7. 물질성, 육체성 강화 훈련
5.8. 무대적 글쓰기 훈련
나가며: ‘퍼포머(Performer)’, 연기예술로 세계를 디자인하는 21세기 배우
저자소개
라경민
배우이자 연기 교육자이다. 21세기의 확장된 배우상으로 ‘Actor’를 넘어 ‘Performer’의 역할과 기능을 강조하며, 무대-매체 등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배우 양성 시스템과 연기훈련 교수법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극단 ‘물결’의 수석 단원, 창작집단 ‘86 Tiger’의 대표로서 공연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연기예술전공 전임교수로 재직하며 배우 양성 교육에도 매진하고 있다. 현재 한국연극교육학회, 한국셰익스피어학회,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 한국예술교육학회에 몸담고 있으며, 가천대학교, 건국대학교, 백석예술대학교, 서울대학교, 인천대학교 등에 출강한 바 있다.
주요 논문에 「오늘날 연극의 확장된 배우상으로서 ‘퍼포머(Performer)’의 역할 및 기능 연구」(2023), 「현대연극의 확장된 배우 개념으로서 ‘퍼포머(Performer)’를 위한 연기훈련 연구」(2022), 「극단 ‘물결’의 <밑바닥에서>(2019)에 나타난 포스트드라마 연극 특성 연구」(2020), 「포스트드라마 시대에 따른 배우의 몸 훈련의 방향성, “비우기(empty)”」(20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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