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왕런제 저, 김우석 역
정가: 7,000원
사양: 국판변형 / 92쪽
출간일: 2020년 9월 30일
ISBN: 978-89-5786-748-8
중국전통희곡총서 시리즈는 한중연극교류협회(회장 오수경) 주관으로 전승 레퍼토리와 창작 레퍼토리를 포함한 중국 고전 희곡을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2020년에는 <금자>(차오위 원작, 룽쉐이 각색, 오수경 옮김), <휘주여인>(천신이, 류윈청 지음, 오수경 옮김), <진중자>(왕런졔 지음, 김우석 옮김), <설랑귀>(취자오졔 지음, 오수경, 임미주 옮김) 네 작품을 소개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 진중자는 원래 전국시대 제나라의 사상가이다. 그의 행적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고 『맹자』의 <등문공(滕文公)> 하편에서 맹자의 입을 빌려 전해질 뿐이다. 여기에서 진중자는 가문의 후광과 형이 받는 불의한 봉록을 거부하고 모친을 떠나 오릉에서 은거하며 지행합일을 추구하였던 인물이지만, 맹자는 그를 온전히 높이 평가하지 않고 그가 청렴을 완성하려면 지렁이가 되는 수밖에 없다며 그의 한계를 지적한다. 그리고 이 인물이 이천년 뒤 어느 작가의 눈에 밟혔고, 마음에 들어앉았다가 작품으로 되살아났다. 그것이 바로 왕런제의 작품 이원희 《진중자》 바로 이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인물 간의 갈등이 없다. 여섯 개의 막은 각각 진중자 자신이 조성하는 내적 긴장의 힘으로 진행될 뿐이다. 형을 피하고 모친을 떠나 은거하는 선택을 하는 것도 자기 마음의 소리를 따른 것이고, 누가 봐도 경쟁의 마음이 없었던 게 분명한 샘물 긷기에서도, 벌레 먹은 과일을 먹을 때에도 그는 어느 누구도, 심지어는 자기 자신도 그냥 지나가버릴 수 있었던 내면의 은밀한 자기반성을 듣고만 것이다. “가장 은밀하고 가장 미세한 것처럼 잘 보이고 잘 들리는 게 없듯이” 고요 속에서 들어버린 자기 내면과의 갈등이 빚어내는 장력은 다른 인물과의 대립이 빚어내는 갈등보다 훨씬 더 팽팽하게 유지되며 극의 긴장감을 높여준다.
차례
진중자
진중자여, 진중자!
저자소개
왕런제
푸젠성 취안저우 사람이다. 유년 시절부터 극장을 드나들며 남달리 이원희(梨園戲)를 좋아하여 극작가의 꿈을 키웠다. 일정 기간 극단에서 극작 훈련을 받고 상하이연극학교(上海戱劇學院)을 졸업한 뒤 본격적으로 이원희 극작을 시작하였다. 이원희 외에도 곤곡, 월극, 민극 등 중국 남방의 지방극종의 작품을 두루 창작하였다. 주요 작품으로 이원희의 《수절 과부의 노래(節婦吟)》, 《선비와 과부(董生與李氏)》, 《사령과 여자 도둑(皂隸與女賊)》, 《진중자(陳仲子)》, 《채문희(蔡文姬)》, 《저물 녘 단풍 숲(楓林晩)》 등과 곤곡 《비파의 노래(琵琶行)》, 월극 《당완(唐琓)》, 《유영(柳永)》, 민극 《붉은 치마 이야기(紅裙記)》 등이 있고, 작품집 삼외재극고(三畏齋劇稿)가 출판되었다.
전통극의 활로는 새로운 것의 도입에 있지 않고 본연의 전통에 충실해야 한다는 신념을 자신의 창작을 통해 입증한 작가로, 중국의 전통 문화예술의 가치와 중국 전통극 본연의 연극미학을 중시하여 배우 연기의 상징성과 정식성을 고려한 극본 창작을 통해 중국 고전극의 내적 운율을 현대에 되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우석
인하대 중국학과 교수.
중국 고전희곡을 전공하였고 중국의 연극, 민속, 민간신앙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중국공연예술>(2008, 공저)과 <원잡극선>(2015, 공역) 등을 출간하였고, 현대희곡 작품 《뽕나무벌 이야기》, 《물고기인간》, 《패왕의 노래》(이상 2018), 《상앙》(2019) 등과 이원희 《선비와 과부》(2019)를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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