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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과인간의 책/번역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중국현대희곡총서 18)

by 연인 2022. 5. 23.

 

 

 

저자: 류전윈 원작, 머우썬 각색, 오수경 역

사양: 125*188 / 164

정가: 10,000

출간일: 2021430

ISBN: 978-89-5786-780-8 04820

 

 

중국현대희곡총서 시리즈는 한중연극교류협회(회장 오수경) 주관으로 신중국 이후, 특히 문혁 이후 신시기 작품들을 중심으로 우수한 희곡을 선별하여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一句頂一萬句)>는 류전윈의 동명 소설을 머우썬이 각색한 것이다. 류전윈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붉은 수수밭>의 작가 모옌 이후 중국 문단에서 첫 손 꼽히는 작가이고, 1980년대 중국 실험극의 선구자로 꼽히는 머우썬은 1990년대 말 홀연 연극 무대에서 사라졌다가 약 20년 만에 이 작품을 통해 연극 무대로 돌아온 전기적인 인물이다. 원작 소설은 2016년 류전윈 자신의 각색으로 이미 영화화되기도 했는데, 중국의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리젠의 주제곡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의 원작은 하남 연진 사람 류전윈이 자신의 고향을 배경으로 투박한 농민들의 삶을 담아낸 소설이다. 20세기 초의 중화민국에서부터 신중국까지 3대에 걸친 시간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20세기를 다룬 대부분의 소설과 달리 열강의 침략이나 공산주의 혁명과 문혁 등 대사건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국 지배 권력의 역사에서 소외된 농촌의 이름 없는 사람들의 하찮은 인생역정을 그려내면서, 그런 보통 사람도 비껴가지 않는 존재의 곤경과 그들 나름의 극복 방식을 보여준다.

류전윈의 소설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는 실로 시간적으로 3대에 걸쳐 연진과 심원, 그리고 그 주변으로 펼쳐진 중국 시골의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시시콜콜한 삶의 주름과 그들의 관계들을 담아내는 상당히 복잡한 작품이어서, 작가 자신이 시나리오를 쓴 동명 영화에서도 우애국을 중심으로 한 후반부만을 다루었다. 그에 비해 머우썬의 각색은 소설 전체를 꿰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삶의 디테일을 상당 부분 구현할 뿐 아니라 정신적인 차원에서 삶에 대한 관조에까지 이르게 하는 서사 구조와 서술 방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찬사를 받기에 족하다. 10여 개의 소주제와 40여 명의 등장인물로 압축하여 구축한 서사 구조는 대단히 치밀한 분석과 수학적 계산을 거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오모세, 조청아, 우애국, 그리고 첨 신부까지 중요 인물들의 독백을 통한 서술로 전체를 이끌어가면서, 많은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로 만들어지는 에피소드들을 소설 속 대화를 그대로 사용하여 엮어 넣고 있는데, 전반부 오모세와 후반부 우애국의 파란 많고 곡절 많은 인생을 조청아의 서술을 통해 끌어내고 꿰어내는 통찰을 보여준다. 이 전혀 무관해 보이는 두 사람의 인생이 바로 5살 때 헤어진 오모세 아버지에 대한 교령(조청아)의 그리움을 통해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불통의 관계들 사이에서 말이 통하는 사람으로 인해 느낀 감정의 자장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감지케 하는 동시에 극을 관통하는 정서적 에너지가 충일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기초임을 보여준다. 또한 조청아(교령)를 매개로 하여 오모세는 연진을 떠나고 우애국은 연진으로 돌아가는 희곡의 공간 구조가 꾸려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각색의 미덕은 소설 속 디테일들을 적절하게 구사함으로써 원작을 존중하는 동시에 원작의 묘미를 극대화하여 서술 구조를 더욱 풍만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차례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

작품 해제

 

저자소개

류전윈(劉震雲)

하남 연진(延進) 출생. 중국 인민대학 문학원 교수. 중국 신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로, 장편소설 <고향 하늘 아래 노란 꽃(故鄕天下黃花)>, <고향 살이 유전(故鄕相處流傳)>, <고향의 국수와 꽃(故鄕面和花朶)> 4, <가슴 가득 객소리(一腔廢話)>, <핸드폰(手機)>, <나는 유약진이다(我叫劉躍進)>,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一句頂一萬句)>, <난 반금련이 아니야(我不是潘金蓮)> 등이 있고, 중단편 소설로 <탑포(塔鋪)>, <신병 중대(新兵連)>, <기관(單位)>, <온통 닭털(一地鷄毛)>, <1942년을 되새기며(溫故一九四二)> 등이 있다. 이 소설들은 약 20여개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고 있으며, 여러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2011<만 마디 대신 한 마디>로 마오둔(矛盾) 문학상 등을 수상하였고, 2018년에는 프랑스에서 문학예술 기사 훈장을 받았다.

 

머우썬(牟森)

북경 출생. 작가, 연출가, 중국미술대학 인터미디어예술대학 교수. 중국 실험극의 선구자로, 1984년부터 <수업 에세이>, <이르쿠츠크 이야기>를 연출했고, 1986년 중국 최초 민간 극단인 ()” 실험극단을 창단하여 <코뿔소>, <병사 이야기>, <위대한 신 브라운>을 연출했다. 1993년 연극공장(戲劇車間)을 창단하여 직접 쓰고 연출한 <<피안>의 중국어 어법에 대한 토론>, <제로 파일(零檔案)>, <에이즈와 관련 있어>, <레드 헤링>, <어느 날 저녁의 기억에 대한 조사보고> 등을 공연하며 매번 연극계에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냈다. 1990년대 후반 돌연 은퇴했다가 약 20년 만에 류전윈의 소설을 각색 연출한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2018)로 다시 연극계의 중심에 섰다.

 

오수경

한양대학교 중문과 교수. 한중연극교류협회 회장, 한국연극학회 회장. 한국중국희곡학회 회장, 한국중국어문학회 회장, 베세토연극제 국제위원을 역임하며, 중국 희곡 연구와 한중 연극 교류에 종사해왔다. 저술로 <송원희곡고역주>, <海內外中國戲劇史家自選集吳秀卿卷> 등이 있고, 번역으로 <찻집>, <뇌우>, <버스정류장>, <피안>, <개똥영감의 열반>, <장협장원> 등의 희곡과 <중국 고대 극장사>(공역), <중국 고전극 읽기의 즐거움>(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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